Everglow는 누군가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소중한 기억을 의미한다. 사람은 어떤 관계를 추억하며 소중하게 기억하는 존재이다. 우린 관계를 맺을 때 그 안에서 힘과 위로를 얻는다. 정우재 작가는 현대인의 고독과 결핍을 사춘기 소녀와 반려동물의 관계로 표현하고
이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관계 속 두 대상은 표정 없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존재하지만, 그래서 이 관계는 더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적절한 거리 속에서 우린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맺어진 이 관계 속에서 비로소 소녀는 꾸밈없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번 Afterglow 시리즈에서는 관상어가 새롭게 등장한다. 어항 속에 자신의 크기를 한계 짓지 않고, 물 밖에서 자유로이 헤엄치며 무한한 가능성을 일깨운다. 정우재의 작품들 안에는 진짜 자신을 마주하며, 진정한 나로 성장하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우리의 내면에는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아이가 있다. 아이와 어른 그 경계를 여운 어린 빛으로 따뜻하게 위로하며, 꿈을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