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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나면 우리는 어디에서 만나지?”
애인과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가볍게 나온 질문에서 이 전시가 시작되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만 전쟁을 경험해왔다면, ‘전쟁이 나면’이라는 가정을 통해 평화라는 거시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이 ‘우리’라는 개인의 수준으로 연결되는 경험이 매우 독특했습니다.
‘한티역 2번 출구’는 집 근처에 제일 가까운 지하철 역 입구를 상징합니다. 지하철역은 ‘대피소’이기도 합니다. 2023년의 한국, 특히 서울은 역동적이고 밝고 평화롭고 2천만명의 사람들이 오고가며 삶을 살고 있는 곳입니다. 평상시의 사람들은 지하철역의 대피소로써의 역할을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는 우리의 현재가 평화롭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가끔은 그 평화의 실금이 보이는 때가 있습니다. 재난문자, 북한의 발사체, 지진과 홍수, 국가적 사건사고, 전염병, 폭력과 살인, 외국의 전쟁과 분쟁에 대한 뉴스 등을 접할 때 내 몸, 내 가족, 내 애인과 친구의 안녕을 묻게 됩니다. 특히 전쟁은 규모가 방대하고, 의도가 존재하고, 역동이 복잡하여 시발점(원인)을 찾기 어렵거나 혹은 유인이 너무 많고, 전황과 끝을 미리 알 수 없으며, 모두가 끝을 원하지만 의지대로 끝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유기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티역 2번 출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익숙해져 버렸거나, 미처 알아채지 못했거나, 이미 잊어버린 전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한국전쟁은 1953년 6월 25일에 시작되어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맺었지만 우리는 이 날을 기념하지 않습니다. 종전이 아니니까요. 정전협정을 맺을 때, 그 누구도 이 전쟁이 지금까지 이대로 이어져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보통 ‘전쟁’과 같이 불안정한 상태는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지니까요. 한국전쟁을 ‘The Forgotten Wa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대로 잊혀져 버린거지요.
코로나19의 훨씬 이전부터 우리는 전쟁의 ‘뉴노멀’에 살고 있습니다. 통일이나 종전에 대한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어 갑니다. 전쟁을 겪고 기억하는 세대는 떠나가고, 이산가족의 수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전쟁은 70년 전의 일이 되었습니다. 병역의 의무는 명분과 설득력이 약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평화로운가요?
“한티역 2번 출구에서 만나.”
만날 장소를 정한 뒤, 언제 전쟁을 생각했었냐는 듯이 우리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시 [한티역 2번 출구에서 만나]는 요요진 작가의 회화와 조형, 애니메이션 작품과 정여은 작가의 소설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평화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과의 인터뷰를 공유하여 관람객들이 평화에 대하여 보다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애인과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가볍게 나온 질문에서 이 전시가 시작되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만 전쟁을 경험해왔다면, ‘전쟁이 나면’이라는 가정을 통해 평화라는 거시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이 ‘우리’라는 개인의 수준으로 연결되는 경험이 매우 독특했습니다.
‘한티역 2번 출구’는 집 근처에 제일 가까운 지하철 역 입구를 상징합니다. 지하철역은 ‘대피소’이기도 합니다. 2023년의 한국, 특히 서울은 역동적이고 밝고 평화롭고 2천만명의 사람들이 오고가며 삶을 살고 있는 곳입니다. 평상시의 사람들은 지하철역의 대피소로써의 역할을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는 우리의 현재가 평화롭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가끔은 그 평화의 실금이 보이는 때가 있습니다. 재난문자, 북한의 발사체, 지진과 홍수, 국가적 사건사고, 전염병, 폭력과 살인, 외국의 전쟁과 분쟁에 대한 뉴스 등을 접할 때 내 몸, 내 가족, 내 애인과 친구의 안녕을 묻게 됩니다. 특히 전쟁은 규모가 방대하고, 의도가 존재하고, 역동이 복잡하여 시발점(원인)을 찾기 어렵거나 혹은 유인이 너무 많고, 전황과 끝을 미리 알 수 없으며, 모두가 끝을 원하지만 의지대로 끝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유기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티역 2번 출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익숙해져 버렸거나, 미처 알아채지 못했거나, 이미 잊어버린 전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한국전쟁은 1953년 6월 25일에 시작되어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맺었지만 우리는 이 날을 기념하지 않습니다. 종전이 아니니까요. 정전협정을 맺을 때, 그 누구도 이 전쟁이 지금까지 이대로 이어져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보통 ‘전쟁’과 같이 불안정한 상태는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지니까요. 한국전쟁을 ‘The Forgotten Wa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대로 잊혀져 버린거지요.
코로나19의 훨씬 이전부터 우리는 전쟁의 ‘뉴노멀’에 살고 있습니다. 통일이나 종전에 대한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어 갑니다. 전쟁을 겪고 기억하는 세대는 떠나가고, 이산가족의 수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전쟁은 70년 전의 일이 되었습니다. 병역의 의무는 명분과 설득력이 약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평화로운가요?
“한티역 2번 출구에서 만나.”
만날 장소를 정한 뒤, 언제 전쟁을 생각했었냐는 듯이 우리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시 [한티역 2번 출구에서 만나]는 요요진 작가의 회화와 조형, 애니메이션 작품과 정여은 작가의 소설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평화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과의 인터뷰를 공유하여 관람객들이 평화에 대하여 보다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